둘째의 새벽 수유를 위해 눈을 떴다.
교훈적인 꿈을 하나 꾸고 놀라서 일어났다.
난 약 10년간 기억상실증에 걸렸었고, 엄마가 지나간 10년의 일을 하나씩 설명해주었다. 그런데, 내가 잃어버린 10년 중에 가장 슬퍼하고 마음 아파했던 것이, 첫째의 잃어버린 10년이다.
내 기억 속엔 언제나 엄마가 필요한 아주 어린 4살 남자 꼬마였는데,
꿈속에선 14살 사춘기 청소년이 돼서 더 이상 내가 필요하지 않았다.
꿈 속이었지만 너무너무 슬펐다.
요즘 떼도 들고, 고집도 세져서
"아, 어서 이 시기가 지나갔으면" 하고 바라왔었는데 이 꿈으로 그런 생각이 싹 없어졌다.
소중한 나의 아들과 딸.
이 둘이 오늘 나의 시간들을 빛나게 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마음 한구석에 답답함이 쌓이곤 한다.
나도 모르게 어서 이 시간들만 지나가 라라며 시간을 채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이 소중한 일 년의 휴직이 평생 살면서 꺼내보게 되는 그리워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차분해졌다.
요즘 들어 떼 가는 첫째를 보면서 부모됨이 참 힘든 일이구나를 새삼 느꼈다. 사랑으로 기다려주고 보듬어주면서 성숙한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 굉장히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나의 엄마와 함께 나의 아이들을 돌보는 이런 호사도 아무나 누릴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다가올 오늘 하루도 감사하며 보내야겠다.
2018/2/22 새벽의 기록.
임시저장된 글이 있어서 켜보니 이런 글이 있었다. 세상에,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기록의힘 대단해.
#육아일기 #현재를사랑하자 #새벽수유 #둘째육아 #육아에지칠때 #꿈
그래서 기록을 다시 시작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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