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마음을 읽어주는 깊은 공감하기' 를 배운 시간이였습니다.
오늘은 심리 상담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은 두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오늘의 부모 상담의 키워드는 '기대, 실망, 불안을 깊게 공감하는 마음 읽어주기' 와 '부탁하기를 통해 의견 표현하는 법 알려주기' 두 가지입니다.
에피소드 1. 아이가 돌봄반 교실에서 억울한 감정을 느낀 날 24년 1월 17일
업무중에 어머니께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겨울 방학 돌봄반에 간 아이가 교무실에서 엄청 화가 나서 발로 차고 울고 욕하고 있다고 연락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배경 설명을 들어보니 이렇습니다. 블록 만들기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는 블록을 곧 잘 만들어서 선생님께서 잘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주셨습니다. 아이가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선생님, 이 부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잠시만, 다른 아이들을 도와주고' 라고 이야기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는 참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사이 시간이 다 흘러간 것입니다. 시간이 다 되가서, '선생님 저 이것만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라고 물었지만, 선생님께서는 '아, OO야 지금 시간이 다 되었으니 내일 다시 이어서 하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는 그 시간에 그것을 끝내고 싶었고, 조금만 선생님이 도와주면 될 것 같았는데 선생님이 시간이 다 되었으니 내일 하자고 말씀드리니, 그 자리에서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발로 차고, 소리 지르고, 욕해서 제어가 안돼서 학교에서 연락이 온 상황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게 그렇게 화날 일인가? 내일 하면 되는 건데'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우선 아이와 통화를 했습니다.
아이 : '선생님이 나는 도와주지 않고 다른 아이들만 도와주었어요. 내일 하자고 하셨지만 저는 내일 영어학원, 학습지숙제, 수영도 가야해서 내일 하기엔 시간이 없어요. 학원과 숙제가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요. 2시에 영어학원을 가지 않을래요. 학원이 너무 많아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요. 나는 원래 밝은 아이인데 학원이랑 숙제가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힘들어요.' 나 : OO가 기다렸는데 엄청 속상했겠다. 숙제가 너무 많아서 답답한 모양이네. 그럼 우리 학원을 몇 개 줄여보는건 어때? 아이 : 아니에요, 다 재미있단 말이에요. 줄이고 싶은건 아닌데, 숙제때문에 힘든거에요. 아이는, 제가 어떤 말을 해도 계속 본인이야기만 해서 더이상 통화가 어려웠고 2시가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일단, 단호하게 2시 영어학원은 선생님과 약속이고, 오늘 아침 같이 숙제도 했으니 그것만 다녀와서 다시 이야기 하자고하고 보냈습니다. 어머니말에 의하면 영어학원 다녀와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으면서 보냈다고 합니다. |
에피소드 2. 아이가 영어학원에서 기도문을 읽어버리고 속상한 감정을 느낀 날 24년 1월 24일
아이는 요즘 영성체 교리를 받고 있어서 항상 기도문을 가지고 다닙니다. 매주 기도문 한 개씩 외워서 시험을 봐야 하는데, 그것을 영어학원에서 잃어버리고 온 것입니다.
아이 : '기도문이 없어졌어요. 영훈이 형한테 줬었는데, 형이 안에 있다고 했는데 그 안이 어디인지 모르겠어요. 물어보려고 하니까 형은 집에 가버렸어요'
엄마 : 무슨 이야기야? 영훈이 형이 왜 니 기도문을 가져가?
아이가 억울한 감정을 느낀 것처럼 울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우선 저는 아이를 진정시켰습니다. ADHD아이들이 느끼는 불안은 구체화해줄수록 좋다고 배웠었기 때문입니다. 'OO야, 지금 기도문을 잃어버려서 불안하고 속상한 거 같아. 그런데 우리 3가지 방법이 있어. 첫쨰, 영어학원 선생님꼐 찾아달라고 하자. 둘째, 없으면 성당에서 다시 구하자. 셋쨰, 그것도 안되면 엄마가 만들어줄게.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는 이해하는 듯하다가 다시 울고, 다시 울고불 고를 반복했습니다.
제가 대응한 방법은 모두 틀렸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울고, 감정을 제어하지 못할 때는 '사실 파악' 과 '문제 해결'로 접근하면 안됩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 아이의 감정에 깊은 공감 표현. 즉, 기대를 읽어주고 실망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비교적 잘 지내던 아이가 유난히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날 상담을 통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깨달았습니다.
우선 위의 두 상황의 맥락이 같았는데요. 그건 바로, 아이는 선의를 베풀었는데 그 기대에 맞는 행동이나 대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아이는 상대방의 부탁을 들어주고, 자기 수준에서는 해줄 수 있는 선의를 베푼 것입니다. 이때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해줘야 할 것은 '아이의 감정을 깊게 읽어주는 것'입니다. 깊은 공감 표현은 구체적으로 아이의 선의를 이해하고, 기대와 실망을 읽어주고, 불안함을 작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이 것들을 저는 지금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법에만 촛점을 맞췄던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별로 분석해봢습니다.
에피소드 1 :
아이이 선의 : 아이의 도와달라는 요청에 선생님은 기다려 달라고 하셨고 아이는 꾹 참고 기다렸습니다.
선의에 대한 보상 : 하지만 아이의 선의에 대한 대답은 '다음시간에 이어서 하자'는 선생님의 말씀이였습니다.
기대 : 자신의 욕구를 참고 기다리던 아이의 기대는 선생님이 다른 아이들을 돕고 와서 자신을 도와주려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실망 : 꾹 참고 기다렸는데도 불구하고 '다음에 하자'는 말씀을 들은 아이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이 들었을 것입니다.
불안 : 오늘 다 끝내지 못하면, 내일 학원과 숙제가 너무 많아서 못할 것 같아서 블록을 끝내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함이 느껴졌을 거예요.
에피소드 2 :
아이이 선의 : 자신의 소중한 기도문이지만, 친한 형이 보여달라고 하니 보여줍니다.
기대 : 형이 보고 그대로 돌려주길 기대합니다.
실망 : 소중한 기도문이지만 형에게 보여줬는데, 형은 아무 곳에나 놓고 가서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안에 있어'라는 무책임한 말만 남기고 가버렸습니다.
불안 : 그 기도문을 찾지 못하면 기도문을 못 외울 것만 같습니다. 소중한 걸 잃어버려서 너무 속상합니다.
적용해 보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OO야, OO도 선생님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기다려 달라고 해서 기다려 준거잖아. 너도 꾹 참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해드린 거잖아. 그런데 선생님이 네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내일 하자고 하시니까 당황했을 것 같아. 왜 선생님이 한 번은 OO를 도와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안도와 주신 걸까? 정말 속상했겠다. 엄마도 너무 속상해. OO는 선생님 말씀대로 기다리면 선생님이 와서 해주실 거라고 믿고 기다린 거잖아. 그런데 선생님이 결국, 다음에 하자고 해서 얼마나 속상했어. 참고 기다려드렸는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다니 정말 너무 한 것 같아. 오늘 끝내지 못하면 내일 할 시간이 없을 까봐 걱정되었던 거잖아. OO는 내일 할 일도 많아서 마음이 급한데 말이야."
아이가 진정이 될 때까지는 솔루션을 제안하지 말고 아이의 욕구, 기대, 실망 등 마음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저는 계속 솔루션을 제안해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둘째, 아이에게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살다보면 이런 선의, 기대, 실망은 비일비재합니다. 그 때마다 감정을 표출하여 곤란한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아이에게 이야기 해줄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는 우리 배운대로 '부탁하기' 로 해보는거 어때?'
예시 : 형, 내가 이거 보여줄께. 그런데 언제 돌려줄거야? , 선생님 언제까지 기다리면 될까요? 저 오늘 이거 마꼭 마무리 하고 싶거든요. 이런식으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부탁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아직 아이는 일반적으로 유연성 있게 대처 가능한 것에 대한 경험과 훈련이 필합니다. 이 두가지만 지켜도 비슷한 상황에서 적용을 통하여 아이의 감정을 해소되고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에서 남매 놀이수업을 할때 키포인트는 '갈등 해결' 이 아니라 '감정, 놀이 상황, 욕구'를 읽어주는 것입니다.
아이와 일대일 놀이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요.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신랑이 야근을 하거나, 둘째가 계속 끼고 싶어할 때가 있습니다. 아빠가 둘째랑 놀아줄 때, 제가 첫쨰와 단 둘이 놀이 수업을 진행 할 때가 좋은데요. 둘이 할 떄는 확실히 집중도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같긴합니다. 그러나 안하는 것 보다는 나은것 같아요.
영상을 보니 제가 형제간의 갈등을 해결해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두 아이의 감정, 상황을 보고 중계하듯이 읽어주는 것이중요하다고 합니다.
'OO는 지금 스릴을 즐기고 싶은거구나. 그럼 별이 나오면 좋겠다. 그게 안나와서 속상하겠네'
'OO는 지금 차례를 기다리는게 지루하고 힘든거구나. 빨리 니 차례가 돌아오면 좋을텐데 그렇지 않아서 답답하곘어'
이렇게 말입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평소에도 갈등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엄청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 스스로도 갈등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스스로를 자제하고 감정을 억누를 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노력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직 6살 9살이라서 엄마랑 노는것을 좋아하는데 꾸준히 보드게임등 놀이시간을 통해서 감정을 읽어주는 경험을 지속해야 겠습니다.
'훈육' 을 할때는 감정을 빼고 반드시 여기에 촛점을 맞춰야 합니다. 'OO가 생각하기에는 엄마/아빠가 지금 이 상황에서 OO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것 같아?'
홧김에 분노와 섞은 훈육을하면 모든 노력은 도루아미 타불이 됩니다. 유난히 몸도 마음도 힘든 날, 아이는 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엄마 놀아주세요.' '엄마 이리와보세요.' '엄마 물주세요.' ' 엄마 안아주세요..' 등 지금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만 말하는 것이 너무 힘들떄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저도 복잡한 감정이 들면서 심지어 '하.. 내 인생 왜 이렇게 고달픈거야' 라는 생각에 'OO야. 지금 엄마가 놀고있니? 할 일이 산더미인데 조용히 책을 읽던가, 숙제를 하던가 하면 안되겠어?' 라고 아이에게 화를 낼 때가 있었습니다.
사실 아이는 그저 저와 놀고 싶었던 것 뿐인데 엄청 상처받고 속상했을 거에요. 화를 내자마자 후회하지만, 그 순간 감정을 주최하지 못하는 상황에 다시 자괴감에 빠집니다.
이런 고민을 말씀드리니 선생님께서는 절대로 아이에게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를 혼내고, 내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하는 것은 절대로 하지 말고,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해요.
'OO야, 엄마가/아빠가 지금 이 상황에서 OO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것 같아?
그래야, 아이가 상대방을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를 훈윤하는 것은 아이를 비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에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ADHD 상담을 시작한지 10개월이 지나가네요. 분명한것은 아이가 전보다 많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저의 양육 태도를 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제 때 개선 할 수 있는 노력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악화 되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제가 모르던 저의 양육태도를 돌아보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기술적으로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앞으로 조금더 연습하고, 온 가족이 노력한다면 더 나아질거라고 생각되요. 그리고, 온 가족이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를 중심으로 하루를 채울 수 있는 환경이어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먼 훗날, '그 땐 그랬지' 라며 웃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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