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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정서불안 아이 양육일기

ADHD 아들 부모놀이치료 수업 세번째. 나 메시지로 아들과 소통하는 엄마 되기.

by 아침노을 2023. 10. 21.

ADHD 아들을 키운다는 것을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엄마표 영어, 엄마표 독서는 들어봤지만 엄마표 놀이수업을 제가 직접 하게 될줄은 꿈에도 생삭해본적 없는 것 같아요.


4월에 ADHD 진단을 받고 3개월동안 놀이치료를 하다가 지금은 사회성 치료를 하고 있어요. 그러나 아직 놀이치료를 통한 감정 조절을 기르는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였습니다. 그런데 한 선생님이 동시에 집단 사회성 치료와 개인 놀이치료를 병행하면 아이가 햇갈리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부모님이 놀이치료 티칭법을 코칭받고 하는 부모놀이수업을 알려주셔서 이주일에 한 번씩 코칭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 세 번째 코칭을 받고 왔습니다.

 

ADHD아이가 놀이 치료 수업의 목적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정서적 유대감 쌓기,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것을 익히기, 공감능력 키우기, 충동행동 조절하기, 분노 조절하기입니다. 

처음에 놀이치료 수업을 보면 부모님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노는 것 같은데, 저게 어떻게 치료가 될까?"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그런데, 놀이치료 선생님의 전문가적 관점으로 하나씩 짚어주시는데 제가 그동안 놓쳤던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아이와 같이 놀이한 영상을 찍어가면 선생님과 함께 보면서 이 부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짚어서 말씀해 주시는 대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오늘 있었던 주요 사항들을 써보겠습니다.

 

첫째, 아이가 게임에서 이기고 싶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대로 요령을 피울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와 같이 윷놀이를 할 떄, 아이가 윷을 나오게 하려고 윷을 던지지 않고 바닥에 놓는 수준으로 놓았을 때입니다. 저는 순간 아이와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고 하고 두리뭉실하게 넘어갔었는데요.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장 먼저, 게임을 중간에 끊어서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해서 아이의 마음 준비시키기 예) OO야, 게임을 중단시켜서 미안.

내가 처한 상황을 사실 중심으로 이야기 하기. 예) 아까처럼 던지지 않고 그냥 놓는 것처럼 보여.

나의 감정을 이야기하기. 예) 그래서 엄마 기분이 안 좋고, 재미 없어지는 것 같아.

내가 원하는것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예) 다시 아까처럼 윷을 높이 던져서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어.

상대방이 원하는 보상에 대해서도 듣기. 예) 그 대신에 너도 어떤 것을 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볼래?

 

이 말을 전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화내지 않고 온화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또렷하게, 그리고 어떤 것도 협상 가능하다는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입체적이고 구체적으로 티칭을 받으니, 아이를 대할 떄 훨씬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상황을 겪은 아이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력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똑같은 시간을 아이와 보낸다고 해도 질적으로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둘째, 아이가 계속 '이거 주작 아니에요. 이건 속입수 아니에요'라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할 때 그 안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를 배웠어요.

 

아까와 같은 상황에서 아이가 행동은 자신에게 유리한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 이건 속임수가 아니라고 이야기 할 때입니다. 그럴 때는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맞아, OO는 그렇게 속임수를 쓰는 아이는 아니잖아. 게임을 공정하게 하는 아이인걸 알고 있어"라고 아이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현재 저희 아이는 그동안의 충동적인 행동들로 주변으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은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생각하는 자아상이 매우 부정적으로 형성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넌, 좋은 아이야"라는 메시지를 다른 형태로 구체적으로 던져주는 것이 너무너무 중요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맥락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놀이라는 매체를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ADHD아이들에게 놀이치료가 좋다고 하는 것입니다. 

 

셋째, 게임을 매일 하는 아들에게 게임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아이의 저항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게임중독 까지는 아니지만, 지금은 충동성이 높은 편이라서 게임에 매우 집착했습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20분씩 하던 것을 주말에만 하는 것을 규칙으로 정하고 지킨 지 3주 차가 되어갑니다. 잘 참다가도 이따금씩 숙제를 해야 하거나, 갑자기 마인크래프트로 만들고 싶은 것이 떠오를 때 등, 충동적으로 게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엄청 힘들어하고 분노를 표출할 때가 있어요. 어제가 그런 날이었는데요. "내가 엄마 아들로 태어난 게 잘못이에요. 누가 나를 죽여줬으면 좋겠어요." 등등, 엄청 울면서 게임을 시켜달라고 온몸으로 저항했어요. 저는 최대한 단호하게 '안돼, 그건 정해진 거야. 평일은 절대 안 되는 거야'라는 규칙을 확실하게 알려줬습니다. 마음이 매우 힘든 순간이었어요. 시간이 흐르고 아이가 스스로 진정되었고 '그럼 책 읽어주세요'라고 말해서 상황은 마무리되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은, 아이에게 무조건 내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아이와 나의 협의점을 찾아나가는 대화 방식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아직도 어렵습니다. 선생님께서 동그란 원 두 개를 보여주시면서 교집합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게임을 못하는데, 그럼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게임 말고는 하고 싶은 게 없어요'라고 하기 때문에 많은 부모님들이 난관에 부딪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그렇지만 그 순간은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언제나 너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잘하는 게임을 할 때에 어떻게 이 상황을 놀이치료 목적에 맞는 긍정적 상황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지 배웠습니다.

 

아이가 유난히 잘하는 보드게임들이 있습니다. 그때는 제가 최선을 다해도 아이가 이길 때가 있는데요. 선생님께서 이때를 포착해서 "OO는 어쩜 그렇게 잘해? 엄마에게도 팁을 알려줄 수 있어?" "마치 선생님처럼 설명을 잘하는 능력이 있네"라는 등, 아이의 그 행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말 진심으로 높이 평가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 스스로 "나도 꽤 괜찮은 구석이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것은 긍정적인 자아상으로 연결이 될 거예요.

 

ADHD로 메디키넷 15mg을 세 달쨰 복용하고 있어요.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지금은 OO가 스스로 조절하기 힘드니까 약을 먹지만, 영원히 먹을 수는 없어. 그리고 충분히 스스로 이겨낼 힘을 갖고 있어. 함께 노력해 보자"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아홉 살 아이가, "내가 스스로 화를 조절 못해서, 나는 약을 먹어야 화를 조절할 수 있는 아이구나"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갖게 될 까봐 걱정이 돼서 이 부분은 매우 조심스러워요.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아이를 보면서 힘을 냅니다.. 

마음 같아서는 아이 옆에서 있어주고 싶은데, 여러 가지 상황이 워킹맘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네요. 그래도, 주어진 상황에서 힘을 내서 효율적으로 아이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해야겠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글을 종종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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