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ADHD 충동성 판정을 받고 메디키넷 15mg를 약 두 달째 복용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소아 정신과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남매끼리 싸울때 올바른 훈육법'에 대해서 여쭤보았습니다.
아이의 전반적인 행동을 보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역시, 약물치료와 관심과 애정, 놀이치료등이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동생과 싸움이 잦고, 동생에게 거칠게 대하고, 심한 경우 분노조절이 안되는 것같이 보여서 걱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간결하게 세 가지 말씀해주셨는데, 남매를 키우는 다른 부모님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공유해봅니다.
형제 자매 남매 지간에 싸울때 올바른 훈육방법 3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우선 아이들을 진정시킨다. 일단, 울고불고 때리고 화가난 상태는 가라앉혀야 합니다. 그래야 엄마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요.
둘째, "누가 먼저 그랬어? 왜 그랬어?" 를 묻지말고 이렇게 묻는다. "너는 무엇을 잘못했다고 생각해?"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 방어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가 먼저 잘못했어?' 라는 질문은 사태를 진정시키는 좋은 질문이 아닙니다. 이 방어기제를 극대화 해서 자기를 방어하려들꺼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은 인정 못할 말들을 쏟아낼테니까요. 돌이켜보니 저는 계속 '누가 먼저 그랬어? 잘못한 사람이 먼저 사과해" 이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의 코칭이 정말 중요한 것을 느꼈습니다.
셋째, "미안해" 라는 형식적인 사과가 아니라 눈을 보고, 진심을 담아서 "내가 이렇게해서 미안해, 용서해줄래?" 라고 하고 용서를 받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그것이 미안한 것을 알고, 용서를 받음으로서 다음에 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이것을 부모님들도 연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라' 라는 백 마디 말보다 '첫째 아이의 위상을 지켜주는 것' 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집안에서 오빠로서의 첫쨰의 위상을 지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잘 안와닿아서 구체적인것을 물어보니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예를들면 먹을것을 접시에 담아줄때도, 오빠니까 오빠 먼저 주는거에요. 게임을 할 떄에도 오빠니까 오빠먼저 하게해주는 거에요. 이렇게 한 번 두번, 첫째 스스로 오빠로서 존중 받고 있다고 느껴지면 본인의 욕구가 채워지고, 동생에 대한 태도도 많이 나아질 것입니다. " 생각해보니, 동생 앞에서 많이 혼냈었고, 동생은 어느순간 저의 말투를 흉내내면서 첫째를 혼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부분도 제가 한참 잘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고치기로 했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나 괜찮은 사람이구나" 라는 '긍정적인 자아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그동안 아이를 이해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했던 수많은 잘못된 양육 태도들때문에 아이가 많이 상처받고, 스스로 '난 엄마한테, 선생님한테 항상 혼나는 아이. 나는 욕을하는 나쁜 아이" 와 같은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자아상이 만들어져 있다고 하셨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건 욕을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것은 '욕 하지마' 가 아니라, '넌 참 괜찮은 아이야' 라는 말을 온 몸으로 해주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놀이상담을 하면서 엄마인 제가 생각하는 아이의 장점을 쓰는 시간이있었어요. 저는 거기에 '우리 아이는 친구를 배려하는 따뜻한 아이에요' 라고 썼습니다. 아이는 흠칫 놀라면서도 좋아하는 눈치였어요. 선생님의 질문에 따라 제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이야기했습니다. '지난번에 보니까 먹을 것도, 장난감도 친구것을 같이 챙기더라' 선생님꼐서도 거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oo가 게임할때 선생님 주사위 주워주고 그러잖아. 그런 행동을 하면서 배려라고 못느낀것을 보니 oo는 배려가 몸에 베인 아이구나' 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랬더니 아이의 표정이 아리송하면서도 굉장히 뿌듯해 하는 모습이였습니다. 이제라도 알게되어서 너무너무 다행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아이를 바라보는 저의 눈빛입니다.
예전에는 '이 아이는 왜 이럴까.. 하.. 너무 힘들어. 이 아이는 나를 괴롭히려고 태어난 걸까..' 라는 생각으로 지치고 피곤한 얼굴로 짜증도 많이 냈었습니다. 아이는 저와 함꼐하는걸 좋아하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았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저도 아이도 서로를 대할떄 너무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아이가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꼈지고, 도와주고 싶고, 좋은 자아상을 갖도록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더 깊어졌습니다. 역설적으로 그 전에 제가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차갑고 힘겨웠을지, 그 눈빛을 견디는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지를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이가 잠들때 '엄마는 네가 있어서 진짜 너무 행복하다. 네가 오빠니까 너 먼저 재워줄게' 라고 이야기하니 아이가 너무 행복하게 웃었어요. 그런 웃음을 그동안 잊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긴 여정이겠지만, 그래도 나아지고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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